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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의 역사 – 김치의 시대를 연 한반도의 잎채소

스브리프 2025. 5. 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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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의 역사 – 김치의 시대를 연 한반도의 잎채소

한반도를 대표하는 채소, 배추

한반도의 식문화에서 배추는 단순한 채소 그 이상입니다.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김장철, 가족들이 둘러앉아 손끝으로 만들어내는 배추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억’이기도 하죠. 그런데, 우리가 너무도 익숙하게 생각하는 이 배추가 언제부터 우리의 식탁에 올라왔는지, 김치와는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 그 역사와 유래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이 글에서는 ‘배추의 역사’를 중심으로, ‘배추김치의 역사와 유래’를 함께 풀어보며, 김치의 시대를 연 배추의 여정을 따라가 봅니다.


배추의 기원 – 중국에서 한반도로

배추는 학명 Brassica rapa subsp. pekinensis로, 중국 북부 지역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원전 500년경 중국 고대 문헌인 《시경(詩經)》에서도 관련 기록이 등장하며, 매우 오랜 역사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해왔죠.

한반도에는 삼국시대 무렵, 정확히는 통일신라 이후부터 배추의 재배가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채소류 연대기’ 자료에 따르면, 고대 중국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다양한 작물들이 전파되었고, 배추도 그 중 하나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배추는 기후가 서늘하고 토양이 비옥한 한반도의 중북부 지역에서 잘 자라며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 김치의 진화

고려시대 문헌인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서는 배추를 약용 식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 김치는 지금 우리가 먹는 매운 배추김치의 형태가 아니라, 주로 소금에 절인 물김치 형태였습니다.

지금의 형태에 가까운 배추김치가 등장한 것은 조선 후기로 접어든 17~18세기 무렵입니다. 특히 고추의 전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Q. 고추는 언제, 어떻게 들어왔나요?

고추는 16세기 후반 임진왜란 전후에 일본을 통해 전래되었으며, 이후 점차 김치에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정조실록』과 같은 조선 후기 문헌에서는 ‘고춧가루’를 넣은 음식들이 언급되며, 맵고 붉은 김치의 원형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기로 평가됩니다.


배추김치의 등장 – 18세기 이후 본격화

18세기 이후, 지금의 배추 형태가 정립되고 대규모 재배가 가능해지면서 본격적인 배추김치 문화가 자리잡습니다. 특히 조선 후기 대표 요리책 『시의전서』에는 배추를 이용한 김치 레시피가 등장하며, ‘겨울을 준비하는 가장 대표적인 저장식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한편, 김장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모여 만드는 문화행위로, 한국 고유의 집단적 삶의 방식을 반영합니다. 이처럼 배추김치의 역사는 단순한 음식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문화와 공동체 기억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와 20세기 – 배추 품종의 변화

1920년대 들어 일제강점기 식물학자들은 배추 품종을 분류 및 개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결구형 배추, 즉 속이 꽉 찬 현재의 배추 품종이 정착됩니다.

특히 1960~7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며 김장문화도 도시 중심으로 이동했고, 농업 기술 발달과 함께 배추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배추는 이후 우리나라 채소 소비량의 약 25~30%를 차지하는 핵심 작물이 되었으며, 다양한 품종 개발을 통해 봄·가을·겨울 등 사계절 재배가 가능해졌습니다.


세계 속의 배추김치 – 한류와 함께 떠오르다

2000년대 이후 한류의 영향으로 김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배추김치 역시 한국 음식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유네스코는 2013년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며, 이 전통이 가지는 공동체적 가치를 세계에 알렸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김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배추김치의 건강효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장 건강에 좋은 유산균,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등은 웰빙 트렌드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요약: 배추김치, 단순한 반찬이 아닌 역사와 문화

구분내용
배추의 기원중국 북부 지역에서 시작, 삼국시대 이후 한반도 전래
김치의 진화초기는 물김치 형태, 조선 후기 고추 사용으로 붉은 김치 등장
배추김치 확산18세기 이후 본격화, 겨울 저장식품으로 정착
품종 변화일제강점기 이후 결구형 배추 정착, 사계절 재배 가능
세계화김치 수출 확대, 김장문화 유네스코 등재

마무리하며 – 배추 속에 담긴 시간의 맛

우리가 매일 먹는 배추김치 한 조각 속에는 수백 년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땅의 기운을 머금고 자란 배추,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김장, 그리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한국인의 맛.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며 오늘날의 배추김치를 만들어낸 것이죠.

혹시 다음번 김장을 하실 때, 배추를 자르며 이 오랜 여정을 떠올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단순한 ‘잎채소’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이자 정체성인 배추의 깊은 이야기를 다시금 느껴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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